글 크리스
에서 따릉이를 잘못 타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건, 을 지나 한참 뒤였다.
안장은 평소보다 높았고, 바구니에는 내가 넣지 않은 이온음료가 굴러다녔다.
나는 자전거를 세우고 앱을 열었다.
내가 대여한 따릉이는 지도 반대편,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.
누군가 내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.
그리고 내가 타고 있는 자전거의 주인도, 아마 지금 같은 지도를 보고 있을 터였다.
나는 지도 속 점을 향해 페달을 밟았다.
그런데 점도 움직였다.
내가 동쪽으로 가면 상대는 서쪽으로 갔고, 내가 호수 쪽으로 돌면 상대는 쪽으로 빠졌다. 우리는 얼굴도 이름도 모른 채 지도 위에서 서로를 쫓았다.
십 분쯤 지나자 점 두 개가 아주 가까워졌다.
나는 속도를 높였다.
그 순간 상대의 점도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.
“아니, 거기 있으라고!”
아무도 듣지 못할 말을 외치며 다시 페달을 밟았다.
평화의 문 근처에서 점 두 개가 마침내 겹쳤다.
나는 자전거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봤다.
조금 떨어진 곳에 땀에 흠뻑 젖은 남자가 서 있었다.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, 다른 손으로는 내가 빌린 따릉이를 붙잡고 있었다.
그도 나를 보더니 화면과 내 얼굴을 번갈아 확인했다.
“혹시…”
“네. 아마 제가 그 점이에요.”
그가 숨을 몰아쉬며 웃었다.
“한참 찾았어요.”
“저도요. 자꾸 움직이시던데요.”
“그쪽도 계속 움직였잖아요.”
우리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 동시에 웃었다.
그리고 말없이 자전거를 바꿔 탔다.
이번에는 안장 높이도, 바구니 속 물건도 모두 제자리였다.
그런데 이상하게도 바로 떠나고 싶지는 않았다.
그가 휴대폰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.
“이제 지도에서 안 보이겠네요.”
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내 번호를 불러줬다.
“그럼 다른 데서 보면 되죠.”
이번에는 우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.